인권위, 드라이브스루 매장 이용 시 편의 제공할 것 권고

음성 주문이 어려운 청각·언어장애인의 드라이브스루 이용을 위해, 키오스크 등으로 편의제공이 개선돼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권고가 나왔다.

9일 인권위는 “지난 9월 19일 A회사 대표이사(이하 피진정인)에게, 청각·언어장애인이 피진정업체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이용할 때 화상 수어 서비스 또는 키오스크 방식 등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편의를 마련해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정인은 “청각·언어장애인이 피진정업체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이용하려면 주문 장소에서 직원에게 음성으로 주문해야 함에 따라 청각·언어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다.”며 “이용 편의를 위해 피진정업체가 화상 수어 통역 또는 키오스크(이하 무인 단말기) 방식 등을 도입하기 바란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피진정인은 “고객이 차량 탑승 전에 미리 주문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의 안전과 편의성을 향상시킨 ‘비대면 온라인 주문방식’, 고객 차량 정보와 고객의 결제 카드를 연동시켜 승차 구매 이용 시 별도의 지불수단을 제시하지 않아도 음료 픽업이 가능한 방식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 고객은 음료를 받는 장소로 이동해달라는 안내 문구와 호출 벨을 주문 장소에 설치하고, 음료를 받는 장소에서 필담으로 주문이 가능하도록 필담 보드, 핸디 메뉴판, 태블릿 피시, 필담 부기 등을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해당 진정에 대해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피진정인은 청각·언어장애인의 승차 구매 서비스 이용 시 스마트폰 앱을 통한 사전주문 방식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나, 이 방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미리 스마트폰 앱을 내려 받은 뒤 주문자의 성명, 생년월일, 전화번호, 차량번호 등 개인정보를 피진정업체에 제공하고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비장애인은 이와 같이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지 않아도 운전 중 승차 구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차별하는 방식.”이라고 판단했다. 

또, 주문 장소의 안내판과 호출 벨 이용, 음료를 받는 장소에서 직원과 필담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문 장소에서 안내판을 읽고 그 내용을 확인한 뒤 호출 벨을 누르고 음료를 받는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점을 설명했다.

이로 인해 비장애인에 비해 정차·이동 시간이 길어져서 뒤에 있는 비장애인 운전자의 눈치를 보게 되는 등 장애인 고객의 인격적 자존감이 손상되는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할 소지도 상당하다고 봤다.

아울러, 수어를 중심으로 언어생활을 하는 청각장애인에게 필담은 수어와 문장구조 자체가 달라 편의 지원 효과를 거둘 수 없고, 뇌병변장애로 손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필담에 의한 주문이 불가하며, 필담 부기 방식을 사용하면 직원과 장애인의 근거리 대면이 불가피한데 최근 같은 감염병 재난으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는 청각·언어장애인을 비장애인과 차별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인에게, 청각·언어장애인이 피진정업체의 승차 구매매장을 이용할 때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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