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

[성명]  한경국립대학의 한국수어 능력을 갖춘 교원 임용 계획을 환영한다

- 농인의 제1언어인 수어를 알고, 사용할 수 있는 교수 임용을 기대한다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채태기)는 국립한경대학교의 ‘한국수어교육전공’학과에 한국수어 능력을 갖춘 교원 임용 계획을 환영한다.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된 이후 한국수어는 농인의 언어권 보장 뿐 아니라 수어 및 수어통역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교육, 복지 및 산업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와 공감대가 마련되고 있다. 정책환경 변화에 대학들도 수어교육과 한국수어의 학문적 체계의 마련과 발전 필요성을 인지하고 관련학과 개설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7개 대학 및 대학원에서 한국수어교원과, 수화통역학과 등의 이름으로 학부 과정에 2개 학교, 대학원 과정에 5개 학교가 설립되어 있다. 한국수어를 대중화하고 확산하는데 대학들의 학과 신설은 농인과 농인의 언어권 신장에 기여하였을 뿐 아니라 수어 발전 측면에서도 고무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학과 대학 교수들은 상당수가 수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거나, 수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농사회, 농문화, 농정체성 등 전반적인 농인에 대한 식견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하다.

대학들이 수어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설립 목적에 맞게 전문 인력을 양성·배출하기 위해서는 수어를 할 수 있고, 수어를 아는 교수가 관련학과에 초빙되어야 한다. 최근 한경국립대학이 2024년도 상반기 전임교원 신규채용 공고를 내고 ‘한국수어교육전공 학과’에 수어언어학 관련 박사학위 소지 교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우리 협회는 한경국립대학의 ‘한국수어교육전공 학과’ 교원 채용에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갖춘 교원이 채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경국립대학 교원은 임용분야 설명에서 보듯, 한국수어 실제 관련 실기과목의 교육과 수어언어학 및 농문화 관련 연구를 담당할 교수이다. 즉, 수어관련학과 교원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하는 전제 조건인 농인의 제1언어인 수어를 알고 사용하면서 가르칠 수 있는 교수를 뽑겠다는 것이다. 

전국의 7개 대학 및 대학원의 수어관련 학과 홈페이지에서 교수들의 약력과 전문성 등을 살펴보면 수어통역이나 수어교원 양성과는 관련 없는 전공 교수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최근 모 대학의 경우는 수어를 할 수 있는 교수가 한 명도 없음에도 박사과정을 개설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수어 관련학과를 개설한 대학들이 수어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하지 않고, 또 수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교수들이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수어를 모른다하여 관련학과에서 가르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어는 농인의 정체성이며 인권이자,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다. 대학이 수어 관련학과를 신설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인재를 양성하여 수어를 학문적으로 발전시켜 사회·정책환경에 부응해 우리사회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한국수어는 제도의 변화, 교육 수요의 증가, 공공영역의 수어통역 지원,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수어의 정보화 수요 증대 등 성장기에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학들이 한국수어의 위상에 걸맞는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교수들을 배치하여 한국수어의 양적·질적 성장에 기여 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3년 10월 24일

한국농아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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