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즉각 철회하라
[성명]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즉각 철회하라
  • 웰페어뉴스 기자
  • 승인 2021.07.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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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사)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사)한국장애포럼(KDF),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의 생활편의시설 이용 및 접근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성명]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즉각 철회하라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즉각 철회하라.
 
20년간 장애인등편의법 면적기준(300제곱미터) 적용으로 장애인의 시설물접근권 침해한 복지부, 숫자놀음으로 장애인출입금지구역 계속 허용하는 졸속행정 강력히 규탄한다.

2021년 6월 8일 보건복지부는 20년간 유지되어오던 장애인등편의법의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의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면적기준을 강화하여 장애인등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편의를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현행 편의시설 의무설치 면적 기준을 300제곱미터 이상에서 50제곱미터 이상으로 변경하는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보건복지부가 개정을 추진하는 입법예고의 내용은 장애인이 20년 넘게 300제곱미터(약 90평)이하의 소규모 시설은 들어갈 수 없었지만, 이제 그 기준을 낮추어서 50제곱미터(약 15평)이하인 곳만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장애인이 어디든 들어갈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는 시행령 개정이 아니라 들어갈 수 없는 곳을 좀 줄여주겠다는 것이 이번 개정의 내용이다. 그래서 장애인은 여전히 법 규정에 따라 들어갈 수 없는 곳이 있을 것이고, 다시 이런 출입금지구역에 대하여 접근을 포기하고 피해서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이번 입법예고를 위한 ‘규제영향분석서’라는 설명자료에서 보건복지부는 추진배경 및 정부개입 필요성의 근거로 유엔권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정 요구를 주요한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유엔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의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2014년 채택)’내용 중 접근성(제9조)에 대하여 ‘건물에 대한 접근성 표준이 최소한의 크기, 용적, 준공일로 한정되어 있고, 아직 모든 건물에 적용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염려한다’ ‘위원회는 당사국이 본 협약 9조와 일반논평 2조에 맞게 건물의 크기, 규격, 준공일 등에 관계없이 접근성 표준을 모든 공중이용시설에 적용할 것을 권장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2018년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권고’ 결정에서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보장을 위하여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이 편의시설 설치 대상시설에 포함될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 ‘편의시설 설치가 어려운 경우 인적서비스제공 등 대안적 조치 강구를 위한 법개정’, ‘장애물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 개선방안 마련’, ‘편의시설 필요성 인식개선 교육 확대 강화’ 등 다양한 방향의 정책을 마련하도록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하였다.

특히, 바닥면적과 건축일자를 기준으로 한 일률적 예외인정은 예외 인정 범위가 광범위하고 예외 인정의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장애인의 시설물 접근권을 명시한 ‘장애인등편의법’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으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장애인의 행복추구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 평등권 등이 침해되는 결과라고도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유엔권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두 무시하고, 정책개선을 위한 제대로 된 논의와 연구, 의견수렴 등도 모두 생략한 채 국가인권위원회가 3년전 정책권고에서 [별첨자료]로 제시하며 참고하라고 했던 면적기준 50제곱미터의 기준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규제영향분석서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밝은미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라는 장애인단체명을 언급하면서 마치 이해관계자인 장애인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한 것처럼 제시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의도는 이해할 수도 없으며 관련단체 및 장애인당사자를 우롱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특히, ‘(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4월 28일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3주년 토론회 (주최: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보건복지부)’에서 면적기준을 유지하는 시행령 개정에 대하여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혔으며, 면적기준을 폐지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장애인의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제발표를 진행하였다. 명확한 주장의 요지가 있었음에도 보건복지부가 필요한 대로 단체를 이용하여 시행령 개정의 정당성을 가져가려고 한 행위는 이번 개정의 졸속한 행정절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유엔권리위원회의 권고 7년 만에,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권고 3년 만에, 장애인단체와 법률가들이 관련소송을 제기한지 3년 만에 20년이나 유지해오던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권리를 침해하고 있었던 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시행령 개정 과정에 장애인의 의견은 들어볼 생각도 없었으며,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노력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장애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할 보건복지부가 면적기준이라는 불합리한 법제도로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일상생활의 공간들조차 자유롭게 출입하지 못하도록 했던 그 차별의 세월이 벌써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 20년의 세월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는 깊이 반성하고 장애인에게 머리숙여 사과해야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장애인의 중요한 권리를 지켜야하는 시행령 개정을 별다른 근거도 없이 겨우 3년 전 정책권고 과정에 참고로 제시했던 국가인권위원회의 별첨자료로 만들고 있다. 이것은 보건복지부가 장애인을 권리가 보장되어야하는 국민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정책의 혜택을 받는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300제곱미터 50제곱미터라는 숫자놀음으로 장애인의 접근권이 늘어난 것처럼 이야기하며 10개중에 들어갈 수 있는 곳 지금까지는 2개였지만, 이제 절반정도로 늘려주겠다는 보건복지부를 보면서 우리는 장애인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이 사회의 시민이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인지 다시한번 모두에게 묻고 싶다.

장애인이 모두 접근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주는 것이 시민들에게 너무 지나친 규제이며, 처음부터 면적기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불합리해도 계속 그렇게 유지해야한다는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 관계자들의 이야기에 우리는 실망을 넘어서 분노하고 있다. 장애에 대한 가장 깊은 이해와 고민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행정부처에 대한 기대는 모두 무너졌으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평등한 사회환경을 만들자는 국제사회와 장애인의 요구는 묵살되어버렸다.

이제 우리는 장애인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만들어진 장애인등편의법의 시행령 개정안에 대하여 강력하게 대응하고자 한다. 장애인이 결코 시혜적인 정책의 대상자가 아니라 국민의 한사람으로 정책과 법률의 주체자임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장애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법은 절대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시행령 개정 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동안 장애인의 의견 수렴과정이 모두 생략된 채 어느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만들어졌던 수많은 시행령들은 결국 장애인의 권리침해로 이어져왔다. 그렇기에 이번만은 반드시 막아내고자 한다.

입법예고 기간동안 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모두 포함하여 인권을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인권단체의 의견을 국민참여입법과정을 통해 전달하였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정책의 방향은 국민의 의사를 통해 결정되어야함을 보여주는 과정 안에 우리의 의견은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보여진다. 이제 이 의견을 국가와 보건복지부가 어떻게 수용하고 이후의 과정을 합리적으로 이행할지 지켜보려고 한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합리적이지 않은 시행령 개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접근권을 침해받을 수 있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권리가 이 법의 시행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권리를 지키기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법이 만들어지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법제처, 대한민국이 국민의 권리 앞에 어떻게 서게 될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이제 모두의 접근권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입법예고에 대한 장애인 다수의 반대의견을 반드시 수용하라

하나, 보건복지부는 인권을 침해하는 차별적 시행령 입법예고 즉각 철회하라

하나,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정절차에 대하여 대통령은 책임지고 면담요구를 수용하라.

2021년 7월 20일

(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사)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사)한국장애포럼(KDF),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의 생활편의시설 이용 및 접근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칼럼과 기고, 성명과 논평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