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 “정치권의 재발 방지책 어디에”
쏟아진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 “정치권의 재발 방지책 어디에”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1.03.09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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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조태용·윤희숙 의원, 정신장애인 비하 ‘정신분열’ 표현 사용
장애계 “시대 역행적 표현… 계속되는 굴레 끊어내야” 한 목소리
8일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등 장애계단체들은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 중지를 약속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정치권의 사과가 무색하게, 또 다시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이 속출했다.

8일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등 장애계단체들은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 중지를 약속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국민의 의견을 대표하는 공인이 인권모독과 차별을 야기하는 비하 발언을 지속적으로 정치적 맥락에서 당사자를 이용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끊임없이 발생하는 장애혐오 발언의 굴레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계 “비하 발언 사과 불과 한 달 전… 진정성 있는 사과는 물음표” 질타

앞서 지난달 1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31명은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고 발언해 문제가 됐다. 

당시 장애계는 해당 발언이 사전에 합의한 서면 입장문에 명시된 만큼, 정치권의 장애감수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8일 국민의힘 중앙장애인위원장인 이종성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려 깊지 못한 표현으로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장애인 인식개선 가이드북 교육자료 제작, 장애·정신질환 인식교육 실시 등의 개선책을 함께 밝혔다.

이러한 사과에도 불과하고, 문제는 다시금 반복됐다.

지난 1일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갈팡질팡 대일 인식, 그러니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까지 받는 것 아닌가?’라며 정쟁의 수단으로 ‘정신분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다음날인 2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해당 발언에 동조하며 “다른 것도 아니고 외교문제에서, 우리 정부를 정신분열적이라고 진단할 수밖에 없는 국민의 참담함이란.”이라고 글을 게시해 공분을 샀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왼쪽)과 윤희숙 의원(오른쪽)이 SNS에 게시한 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정쟁의 수단으로 '정신분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국민의힘 조태용·윤희숙 의원 페이스북

반복되는 장애인 비하 발언… “악순환의 고리 끊어내야”

장애계는 해당 발언에서 사용된 ‘정신분열’이라는 표현에 대해 질타의 눈길을 내비쳤다. 장애인 차별을 막기 위해 정신분열을 조현병으로 표현을 바꾸는 등의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이를 역행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또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7조에서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차별금지가 명시된 만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대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선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여전히 장애인 비하 발언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잘못된 발언이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다음 세대에 무슨 영향을 끼칠지 알아야한다.”며 “앞으로 방지대책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강원 국장은 “과연 이전의 사과는 무슨 의미였는지 의문이 든다. 실수라고 말하는 것은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비수를 꽂는 일이며, 정신장애인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의 사태는 특정 정당만의 일이 아니다. 더 이상 장애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라. 문제가 생기면 즉각 사과하고, 진정성 있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기자회견 참가자.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