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 2016세계사회복지대회 마지막날 발언

“한국에는 장애인을 차별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최소한의 생존을 위협하는 나쁜 제도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입니다. 우리는 한국 정부를 향해 오늘(30일)로 1,411일째 광화문광장 지하도에서 천막을 치고 그곳에서 농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250만 명 장애인의 몸에는 숫자 등급이 매겨져 있습니다. 단지 의학적인 근거로 말이죠. 이 제도가 장애등급제입니다. 이 제도는 장애인이 겪는 문제의 원인을 당사자 개인에게로만 돌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족이 가족을 죽이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매년 발생합니다.

또한 부양의무제는 가난이라는 문제를 개인과 가족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의 아주 나쁜 제도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 국민 중 1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빈곤의 사각지대에서 최저생계비 이하의 돈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이 마저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은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의 핵심은 모든 사람이 존엄한 삶을 살고 자신이 인간으로서 가치를 느끼는 것이 아닙니까?

하지만 정부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이고 존엄하게 살아갈 환경을 만들지 않은 채 오로지 숫자로만 우리를 판단하고 있으며 부양의무제는 가난 때문에 세상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이것을 변화시켜야 하기 위해 우리는 외롭고 기나긴 세월을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 힘으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함께 연대해주십시오.

▲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가 막을 내리는 3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세계 사회복지인들에게 ‘연대’를 부탁했다.

대회 폐막식에 앞서 전장연과 공동행동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의 당위성에 대해 발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지난 28일 국제사회복지연맹(IFSW) 대표단이 전장연과 공동행동이 주최한 기자회견장을 방문해 약속한 내용으로, 당일 무대 위에는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발언자로 올랐다.

박 대표는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 주제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 증진’ 인 것처럼 사회복지의 핵심은 모든 사람이 존엄한 삶을 살고 자신이 인간으로서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행동’하는 것이다. 1,411일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과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외치고 있는 우리들과 함께 외치고 행동해달라. 그리고 정부와 복지부에게 우리와 만나서 대화하라고 해달라. 함께 행동해서 사회복지의 핵심이 무엇인지 보여주길 바란다.”고 외쳤다.

▲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발언을 마치고 구호를 외치자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발언을 마치고 구호를 외치자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각국 사회복지인 관심 집중… 전장연·공동행동 세계사회복지대회서 무슨일 있었나

지난 27일 전장연과 공동행동은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 개막식 현장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을 요청하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현수막을 들고 기습 시위를 진행했다.

대회 관계자들은 시위를 막으며 전장연과 공동행동 활동가들을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활동가를 휠체어와 분리해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는 등 인권침해를 자행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세계사회복지인들은 정부와 대회 관계자측에 항의했고, 영국의 유명 일간지 가디언지는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 발언이 끝난 뒤 전장연과 공동행동, 각 국 사회복지인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발언이 끝난 뒤 전장연과 공동행동, 각 국 사회복지인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에 IFSW 대표들을 비롯해 영국 급진적 사회복지 단체 스완(SWAN)의 레아(Rea) 활동가 등은 전장연과 공동행동에 연대의 뜻을 밝혔다.

한편 전장연과 공동행동에 연대 의사를 밝힌 각 국 사회복지인들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관련 내용을 받아 정부에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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