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장애인 체벌 생활교사 징계… 이사장 및 원장 특별인권교육 등 권고

지적장애인을 슬리퍼로 폭행한 시설의 사무국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ㄱ군에 소재 ㄴ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해 사무국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장애인을 체벌한 생활교사를 징계할 것과 시설장 및 법인 이사장에 대해 특별인권교육을 실시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3~4월, 장애인거주시설의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는 3건의 진정을 접수했으며, 조사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폭행과 체벌, 괴롭힘, 보호조치 소홀 등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현 사무국장 A씨는 장애인 B(남·58년생)씨가 여성 거주인의 방을 자주 출입했다는 이유로 B씨를 방으로 데려가 슬리퍼로 머리와 얼굴 등을 최소 20분에서 최대 30분까지 폭행하여 얼굴에 멍이 들게 했음이 드러났다.

B씨는 뇌출혈로 인한 뇌병변장애인으로 현재까지도 당시의 폭행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국장 A씨는 또 폭행 시 수습직원 2인 앞에서 “장애인이 말을 듣지 않으면 한 사람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장애인 시설 종사자로서의 기본적 책임과 의무를 망각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 제32조 제1항과 제4항에 위반되는 폭력과 학대 행위로,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헌법 제12조에 보장된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해당 시설에서는 사무국장 뿐 아니라 생활교사 등도 폭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교사 D씨는 B씨와 더불어 장애인 C(여·91년생)씨에 대한 처벌로 장애인이 머리를 쥐어 박으면 똑같이 쥐어박고, 발로 차면 똑같이 차는 등의 부적절한 방식으로 장애인을 폭행해 몸에 멍이 들게 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D씨의 체벌 및 폭행이 장애인 시설 생활교사로서의 기본적 직무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 제1항과 제4항을 위반한 행위라 판단해 시설장에게 징계 조치를 권고했다.

또 해당 장애인거주시설은 2013년 이후 수차례 폭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전·현직 원장이 적극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고, 장애인을 폭행한 직원이 사무국장으로 다시 채용됐으며, 시설 내 설치돼 있는 인권지킴이단은 폭행 사건 전후로 단 한 차례도 소집되지 않았음이 조사에서 밝혀졌다.

더불어 시설 운영과 관련해 폭행 근절을 위해 도입한 CCTV가 직원들에게 즉시 공지되지 않아 사생활 침해가 발생했고, 여성 직원이 남성장애인의 목욕을 담당하는 등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에 인권위는 ▲관할지역 도지사에게 해당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고, 법인 이사장에 대한 특별인권교육을 실시할 것 ▲관할지역 군수에게 지도점검 항목에 인권 부문을 추가하고 세부 매뉴얼을 작성해 시행할 것과 시설장 및 생활교사 D씨에 대해 특별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또 해당 시설 원장에게는 △향후 유사한 인권침해 예방과 피해회복을 위해 인권지킴이단 재구성 등을 포함한 인권침해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적 대책을 수립할 것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거주인에 대한 심리치료 방안을 마련할 것 △시설 내 CCTV의 설치 장소 및 촬영 목적 등을 고지하고, 설치 목적에 맞게 교사들이 실제 근무하는 공간으로 모니터를 이동 배치할 것 △시설거주 장애인이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목욕 시 동성 직원을 배치할 것 △시설종사자들에게 정기적인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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