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옥리 사랑의 집 준공식ⓒ포항시
▲ 상옥리 사랑의 집 준공식ⓒ포항시

“폐교만은 막아야 한다.”

지난 25일 오후 경북 포항의 오지마을인 죽장면 상옥리에서는 ‘사랑의 집 준공식’이 열렸다.

얼핏 보기에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낡은 집을 수리해 새 단장한 조촐한 행사였지만 그 이면에는 시골마을 주민들의 애절한 사연이 있었다.

죽장면 상옥리에는 학생 10명, 교사 4명인 죽장초등학교 상옥분교가 있다.

그러나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신입생이 단 1명도 없어 조만간 학교가 폐교될 상황에 이르러 그나마 아기 울음이 끊긴 시골에 학교마저 없어지면 마을의 미래는 불 보듯 뻔했다.

상옥학교발전위원회와 상옥분교학부모회는 학교가 없어지면 귀농하는 사람들도 줄어 결국은 마을 전체가 활력을 잃을 것으로 판단, 학교를 살리기 위해 신입생 유치에 나섰다.

마을에 비어 있는 집을 수소문해 두 채를 6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받고 사람들이 들어와 살 수 있도록 수리를 위해 주민들이 저렴하게 준 상옥 특산물, 사과와 콩 등을 지인들에게 팔아 수익금을 마련해 한 채의 집은 수리를 완료했다.

그러나 비용이 부족해 1채는 수리를 못해 전전긍긍하던 차 이 소식을 접한 상옥 중앙교회 신창현 목사가 여러 단체와 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홍덕스틸코드(대표 주종대)가 자재비 500만 원을 기탁하고, 우리건축(대표 권세영), 바우디자인(대표 남각현)이 무상 시공, 25일 준공식과 집들이 행사를 하게 된 것.

결국 이 집에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김지훈(7세) 어린이를 포함 4명의 식구가 둥지를 틀어 학교존속의 조건을 충족시켰다.

이날 준공식에는 박승호 포항시장을 비롯한 내빈들과 1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새롭게 이주하는 가정의 축복을 빌었다.

박승호 시장은 “이 준공식은 단순히 집을 수리해서 입주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노력으로 사람이 떠나고 있는 시골마을에 사람이 다시 돌아오게 해 공동체를 살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입주한 가족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죽장초등학교 상옥분교는 이번에 이주하는 김현욱씨(43세) 가정의 7세 지훈이가 2014년도 신입생으로 입학하고 병설유치원도 예비 신입생까지 두게 돼 교사 수 변동 없이 현재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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