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연 등 8개 단체, “정치권에 직접 참여… 세력화돼야”

‘중증·소수장애인정치참여실천본부(이하 실천본부)’가 5일 발대식을 갖고 출범을 알렸다.

실천본부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한국저신장장애인연합회·한국근육장애인협회·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한국척수장애인협회·한국장애인연맹·한국장애인인권포럼 8개 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기준 142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선언문을 통해 “당사자들의 생각과 의지가 후보자들에게 투영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할 것이며, 각 후보들에게 당사자들이 제안하는 정책을 수용하도록 하는 ‘정책협약’과 이를 통한 장애인당사자 주도의 ‘선거연합’을 이루기 위한 활동도 병행할 것이다. 또한 양대선거에, 모든 장애인당사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투표참여운동’도 힘 있게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천본부는 주요사업으로 전국 장애인당사자 유권자 공동행동과 정책운동을 제시했다.

먼저, 전국 장애인당사자 유권자 공동행동으로는 ▲중증·소수장애인을 위한 전국 장애인당사자 유권자 공동행동(전국적으로 시설 편중 사업 반대 여론전 진행, 자립생활정책 찬성후보·반대후보 명단 공개 등 각 후보자에게 자립생활정책 확대 공약 채택 촉구) ▲‘건강권 및 노후보장을 위한 정책 수립’을 위한 전국 유권자 공동행동(중증장애인 건강권 네트워크 및 노후보장 연대 제안사업 공동 진행, 2월 16일 중증장애인의 ‘유쾌한 삶’을 위한 1만 가족 서명전 기획)이 있다.

정책운동은 △전국 공동 정책개발 및 정책 협약 추진 △선거과정 감시 및 현안 대응 △장애인당사자 국회의원 10년 평가 토론회 개최 △장애인당사자 유권자 투표율 90% 달성하기 캠페인 진행 △투표참여 운동 전개 및 정책과 투표가 연결되도록 유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활용한 유권자 참여 확대 등이다.

이어 중증·소수장애인복지정책의 6대 불안요소를 선정, 이를 해소하기 위한 주요 추진 과제로 ▲자립생활(탈시설 정책 강화를 통한 시설장애인 인권 보장, 최중증 와상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720시간 보장) ▲건강 노후보장(고령장애인 종합대책 수립, 장애연금 현실화) ▲노동(중증·소수장애인 맞춤형 직종 개발 및 보급, 근로지원인제도 도입을 통한 중증장애인 고용활성화) ▲이동(장애인 보행 환경 조성, 교통수당 신설 및 이동지원센터 구축) ▲주거(공공임대아파트 특별공급분양 10% 범위 내에서 장애인가구 우선 지원) ▲문화(인터넷을 통한 장애인 평생학습문화권 지원, 장애인문화예술기금 신설)를 꼽았다.

▲ 한국장애인연맹 채종걸 회장이 중증·소수장애인정치참여실천본부 공동본부장의 이름을 현수막에 붙이는 퍼포먼스에 임하고 있다.
▲ 한국장애인연맹 채종걸 회장이 중증·소수장애인정치참여실천본부 공동본부장의 이름을 현수막에 붙이는 퍼포먼스에 임하고 있다.

▲ 중증·소수장애인정치참여실천본부 참여자들이 ‘4.11 선거혁명’, ‘우리의 손으로 직접 행동하고 참여한다!’, ‘이제는 우리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중증·소수장애인정치참여실천본부 참여자들이 ‘4.11 선거혁명’, ‘우리의 손으로 직접 행동하고 참여한다!’, ‘이제는 우리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장애인연맹 채종걸 회장은 “중증장애인활동보조를 우리가 만들었는데 복지관이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 정당에 들어가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어떻게 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이범재 대표는 “정치참여 방법에는 소박하게 투표하는 것부터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기.”라며 “1~2명의 대표에 끌려서 투표하지 말고, 우리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투표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도가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사회가 근본적으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나와 살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며 “투표에 참여하고 공약을 검토하는 등 우리의 힘을 확실히 보여줘야 4~5년 후에 지역사회에서 살 권리를 최소한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안진환 대표는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자립생활센터 사업만 봐도 하나도 안정적인 게 없다. 장애인복지에서 중증장애인과 소수는 구호와 선전일 뿐이었고 고립된 섬과 같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우리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정치권에 요구했으나, 정작 매서운 신호는 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에 직접 참여해야 하며,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하더라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요구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 같이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통합당 오상호 전 의원이 참석해 “이건희도 1표고 우리도 1표인데, 정치권에서는 왜 이건희 말만 들어주는가. 그것은 우리가 세력화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을 상대로 요구하지만 지나고 나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장애인은 정치권 안에서도 개인이고 소수였다. 때문에 단합해서 유권자적·정치적 세력으로 비춰봤을 때 압력집단이 돼야 요구는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대식에서는 실천본부 16개 시·도 본부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 또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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