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대1의 경쟁률 뚫고 장애인앵커로 선발 돼
KBS, 매년 장애인 뉴스앵커 선발할 계획 밝혀

▲ KBS 첫 번째 장애인뉴승앵커로 선발된 이창훈 씨가 뉴스 진행 시범을 보이고 있다.
▲ KBS 첫 번째 장애인뉴승앵커로 선발된 이창훈 씨가 뉴스 진행 시범을 보이고 있다.

KBS는 한 달여 동안의 선발 절차를 거쳐 장애인뉴스앵커로 이창훈(27·시각장애 1급) 씨를 장애인 앵커로 선발하고, 25일 장애인뉴스앵커 위촉장을 KBS뉴스스튜디오에서 전달했다.

생후 7개월 되던 때 뇌수막염을 앓아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게 된 이씨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방송이 좋아 지난 2007년부터 한국시각장애인인터넷방송 진행자로 참여해 왔다. 그러던 중 KBS에서 장애인뉴스앵커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새롭게 길이 어떻게 열릴지 모르지만,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했고, KBS의 첫 번째 장애인뉴스앵커로 선발됐다.

이에 대해 이씨는 “최종 10인에 들었을 때 다른 응시자들은 방송경험이 있었지만, 그에 비해 방송 노출 부분이 없었던 신선함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아직 이미지가 만들어 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더 뉴스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장애인뉴스앵커 선발의 총괄을 맡은 KBS 임흥순 과학재난부장은 “이씨가 평소 뉴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많이 보고, 텔레비전에서 뉴스가 나오면 따라서 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장애인뉴스앵커 심사 시, 다른 응시자들보다 월등하게 뉴스를 진행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뉴스에 대한 자신감, 안목, 표준어 구사 등 좋은 발음, 도전정신과 발전가능성 등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장애인뉴스앵커로 선발된 이창훈 씨(가운데)를 비롯해 KBS 이인규 사장(오른쪽에서 네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장애인뉴스앵커로 선발된 이창훈 씨(가운데)를 비롯해 KBS 이인규 사장(오른쪽에서 네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BS의 첫 번째 장애인뉴스앵커로 선발된 이씨는 3개월의 앵커 실무 교육을 받은 뒤 가을 개편쯤 뉴스 진행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임 부장은 “이씨가 어떤 뉴스 프로그램에 투입이 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3개월의 교육 과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정규 뉴스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맡게 될 것이다. 장애인뉴스앵커 채용은 처음이기 때문에 차츰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스앵커는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이씨도 내부 규정에 따라 프리랜서로 계약을 맺고 활동하게 된다.”며 “계약은 1년단위로 하게 되며, KBS에서는 좀 더 많은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매년 한 차례씩 장애인뉴스앵커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뉴스진행에 투입되면 이씨는 점자 정보단말기를 이용해 뉴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시각장애인이 뉴스를 점자로 진행한다는 것은 색다른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점자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아직까지 수화에 비해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쓰는 문자라는 인식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임 부장은 장애인앵커채용과 관련한 KBS의 장애인 편의시설 제공 여부에 대해 “KBS 건물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뉴스 스튜디오 등은 이씨가 다니기에 불편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보완해 나갈 생각.”이라며 “현재 예산에도 반영돼 있다. 앞으로 장비를 새로 구입하고, 자료조사 등을 함께할 보조직원 등을 통해 뉴스 진행에 차질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앵커의 매력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들을 나눠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열정을 담아 생동감 있는 뉴스를 통해서 꿈과 희망을 전하는 멋진 뉴스 앵커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KBS 이인규 사장이 이번에 장애인뉴스앵커로 선발된 이창훈 씨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 KBS 이인규 사장이 이번에 장애인뉴스앵커로 선발된 이창훈 씨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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