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법 개정으로 기면증 장애 인정… 교육부는 별도의 계획수립이나 검토하지 않아”

교육부가 기면증이 있는 수험생에 대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 권고를 불수용하겠다고 밝혔다.

14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정당한 편의제공 방안 마련을 교육부장관에게 권고했으나, 이에 대해 교육부장관은 불수용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기면증은 각성 호르몬의 부족으로 일어나는 신경계 질환으로,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하며 최근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기면증을 가진 수험생이 잠에 빠져드는 것은 본인의 의지 등과는 관계없는 장애 특성이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다른 수험생과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를 경우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 충분히 예견된다’고 봤다.

따라서 국가 기관인 피진정인이 기면증을 가진 수험생에 대해서 장애특성에 맞는 편의의 내용과 방법을 마련해 제공햐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8조 제2항을 위반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관련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인권위의 권고에 대해 교육부장관은 “인권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기면증을 장애의 범주에 포함해 판단했으나, 수능에서의 시험편의 제공은 고등교육법과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하고 있으며, 기면증의 경우에도 위 법률에 근거하여 시험편의 제공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또한 기면증의 특성상 졸림 증상의 횟수나 정도가 각 수험생마다 다르므로 시험편의 제공 방법이 다양할 수밖에 없고 일률적인 적용이 곤란하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특히 관련법 개정에도 교육부는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인권위의 지적이다.

지난 4월 13일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면증이 장애인복지법상 장애로 인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별도의 계획 수립이나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바, 인권위는 교육부가 이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고 보아 인권위 권고를 불수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교육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인 교육부가 기면증을 가진 학생들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개선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5항에 따라 관련 내용을 공표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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