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하라” 당사자 100인의 외침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하라” 당사자 100인의 외침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1.03.1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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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계, 탈시설 장애인 100인 ‘탈시설로드’ 퍼포먼스 펼쳐
“정부 차원의 탈시설 정책 부족… 관련법 제정으로 지원체계 마련해야”
1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계단체들은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장애인탈시설지원법 발의 100일을 맞이해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100인 선언’을 펼쳤다.

“시설에서 나온 모든 장애인은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다시는 시설로 돌아가지 않겠다’, ‘이곳에서 살아가겠다’, 그들의 절절한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왜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이 필요한지 그 답이 100인 서한에 담겨 있습니다. 그들의 피 맺힌 절규를 우리는 반드시 들어야 합니다.”

장애인 탈시설을 향한 당사자들의 간절한 외침이 여의도 한복판에 울려 퍼졌다.

1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장애계단체들은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장애인탈시설지원법 발의 100일을 맞이해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100인 선언’을 펼쳤다.

이날 장애계는 관련법 제정을 향한 탈시설 장애인 100인의 소망이 담긴 서한을 일명 ‘탈시설로드’로 제작, 이를 한데 펼치며 조속한 이행을 요청했다.

장애계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이 발의된 지 100일이 지났으나, 여전히 정부의 탈시설 정책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우리의 선언을 시작으로 제대로 된 탈시설 로드맵을 마련하고, 조속한 법안 제정을 통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애계 “관련법 제정으로 탈시설 정책의 서막 열어야” 한 목소리

장애인 탈시설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된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임기가 1년 남짓 않은 상황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탈시설 정책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장애인의 탈시설과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대표발의 했다.

법안에서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축소·폐쇄하며 인권침해시설을 조사해 제재하는 등 탈시설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마련토록 했다.

당시 최혜영 의원은 “탈시설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권리’ 그 자체.”라며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장애인의 삶을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탈시설 장애인 100인의 서한을 담은 '탈시설로드'.

비단 탈시설을 향한 움직임은 국회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서울시는 ‘탈시설권리선언’을 통해 탈시설이 장애인의 당연한 권리임을 밝히고, 같은 해 9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에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 마련을 권고한 바 있다.

장애계는 이러한 흐름에 정부도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설 위주에서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

특히, 이번 코로나19 시설 장애인의 집단 감염과 사망이 이어지는 등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희 정기열 활동가는 “현 정부는 출범 직후 탈시설 관련 정책을 국정과제 42번으로 채택하며 많은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4년이 지났음에도 제대로 된 정책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점은 장애인거주시설 집단감염 사례를 통해 더욱 부각됐다. 단기간이라도 시설 밖에서 나와 안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여전히 탈시설 지원 로드맵은 없다.”며 “오랜 시간 보호라는 명분 아래, 권리가 배제된 채 살아가고 있는 당사자들을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정민구 활동가는 “오늘로써 장애인탈시설지원법 발의 100일을 맞이했다. 지난해 법안이 발의되면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지금까지 수많은 장애인들이 어떻게 탈시설 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정부의 차례다. 만일 정부가 장애인 탈시설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우리가 만든 탈시설로드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며 “수많은 장애인들이 시설 밖으로 나와, 남들과 같은 소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기자회견에 나선 참가자들.
'장애인의 자립은 권리입니다' 문구가 적힌 '탈시설로드'.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