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성명]“장애인등급제폐지 정책시행을 앞두고”

청각장애인 등급제폐지 정책마련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31년 만에 6등급으로 나누었던 장애등급제가 폐지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시작하는 정책은 장애인을 경/중으로 나누고 있어 장애인등급제 정책을 개선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장애인등급제 폐지 정책을 시행하면서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 구축”이다. 장애인이 가진 욕구를 평가하기 위하여 “장애인 유형별 평가 매뉴얼”을 통한 “장애인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종합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개된 종합조사의 내용을 보면, 활동보조를 지원하기 위한 인정조사표의 확장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시청각중복장애 등 몇몇 장애인 관련한 내용이 일부 추가되었을 뿐 활동보조 지원을 위한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단체는 이러한 종합조사는 청각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를 평가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 덧붙여 청각장애인들의 경우 경/중이라는 구분으로 욕구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과 “정보접근”이다. 이는 청력 손실에 의한 것도 있지만 ‘어떤 의사소통환경에서 성장했는지’, ‘당사자가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무엇인지’에 많아 좌우한다. 현재의 종합조사는 이러한 문제를 담아낼 수 있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맞춤형의 시작은 장애 상태를 올바로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의 욕구를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야 성립이 된다. 정해진 서비스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고 하는 것,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가 없어 포기를 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선택하는 서비스는 맞춤형이 아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그렇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단체는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장애인등급제 폐지정책을 반길 수 없다. 오히려 현재의 정부 정책을 “등급제 폐지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의미로 정리하려 한다. 그리고 “청각장애인들에게 장애인등급제 폐지 정책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따라서 우리 단체는 등급제 폐지 정책을 통하여 청각장애인의 정보권과 소통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에 촉구해 나갈 것이다. 종합조사의 평가 틀과 별도로 청각, 언어장애인의 의사소통지원 정책이 구축될 수 있도록 싸워나갈 것이다.

2019년 6월 28일(장애인등급폐지 정책 시행을 앞두고)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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