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관협회 최주환 회장

나라가 온통 난리 속이다. 작은 동네의 주민들끼리 모여서 운영하는 모임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으니 복장 터진 국민들이 울분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서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수많은 국민들이 목이 터지라고 외쳐대고 있는데도 찔끔찔끔 내놓는 해법이라는 것들이 면피성 변명으로 범벅된 것이어서 국민들의 울화통만 부추기고 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회장선거와 관련된 글을 쓰면서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을 늘어놓은 이유는 대한민국의 상황과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정황이 그리 먼 거리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지난 몇 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떠오르는 것이 없고, 심지어는 회원들의 자긍심을 해치는 일이 더 많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불행한 일이지만, 국민들이 대통령을 자랑스러워 할 수 없다면 그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같은 논리로 회원들이 회장을 자랑스러워하지 못한다면 그 회장은 임기여부에 관계없이 회장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무엇보다도 회원들이 자랑스러워 할 사람을 회장으로 뽑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다.

회원들에게 자랑스러운 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그가 살아 온 길에 남아 있는 흔적들이 회원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살아 온 이력이 자리를 기웃거리는 태도를 보여 왔거나 그가 위치한 지역사회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회장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아예 없다. 회장이 되어서도 그런 행보와 행태를 보일 것이고 현장과는 동떨어진 처신으로 회원들을 피곤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자랑스러운 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회원중심의 조직으로 확 바꿔야 한다. 회원중심의 의사결정구조를 강화하고 회원들이 조직의 중심에 서는 운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회원 중심의 사고를 하지 않으면 조직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그 조직은 초점을 잃게 되고 지리멸렬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회장에 당선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한국사회복지사협회를 본연의 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위상제고와 권익옹호가 핵심적인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는 협회가 본연의 일은 내팽개쳐두고 엉뚱한 일에 동력을 소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요란한 공약은 접어두었으면 좋겠다. 회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회장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협회다.

메시아는 종교에서나 기다리는 것이다. 사회복지사들은 메시아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회장을 원한다. 이번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선거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을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가려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 회장으로 선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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