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성명서

서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장애인권증진계획을 장애인단체들과 함께 협의하면서 진행하여 왔다. 많은 지자체들이 장애인관련 정책이나계획들을 세워왔지만 그것은 공급자 중심의 정책들이거나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이 포함되지 않은 것들이어서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의 삶의 질에 도움이 안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와는 다르게 서울시는 장애인권증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장애인을 참여시켜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노력을 보여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장애인 부모님들이 농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하루에 2분씩 삭발을 하고 계신단다. 삭발을 하는 이도, 지켜보는 이도, 온통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다. 장애인도 함께 살아가자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 부모님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역사회 중심의 주거모델 개발 및 시범사업 운영
△소득 보장을 위한 자산 형성 지원 사업 실시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 지원 체계 도입
△자조단체 육성·발굴 및 피플퍼스트 서울지원센터 설치·운영
△평생교육센터 확충 및 조례 제정
△가족지원 체계 구축 및 정책에 대한 가족 참여 보장 등 이다.
 
이 내용은 바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실천적 장치 마련을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장애인들의 온전한 자립생활을 하기위한 기본적인 틀거리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로는 국내법과 동일하게 효력이 있는 ‘세계인권선언’, ‘장애인권리선언’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법, 장애인복지법, 발달장애인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여러 법령 등이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입장은 엄청난 예산이 수반되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난색을 표한다고 한다. 한동안 대화도 단절되었다고 한다. 여지껏 보여주었던 서울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어제 TF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부모님들게 전해졌다고 한다. 일방적으로 TF 구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과정이 썩 바람직하진 않지만, 이제라도 서울시가 장애인 부모님들과 대화와 협의를 통하여 부모님들의 요구조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나하나 알아가며, 요구 내용의 수용에 전향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가길 바란다.
 
서울시의 이러한 모습은 대한민국의 400만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불행했던 삶을 바꾸어 나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고, 인권이 살아 숨쉬는 도시의 모범이 될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어느 누구도 소외받거나 차별받지 않는 공동체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서울시가 앞장서길 바란다.
 
아울러 본 협회는 땡볕투쟁과 장기농성, 부모들의 목숨 건 투쟁에 연대하며, 지지를 보내는 바이다.
 
2016년 6월 9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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