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조정래

▲ 소설가 조정래
▲ 소설가 조정래

▶지난 해 중국을 소재로 한 책 ‘정글만리’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어떤 계기로 준비하게 됐나.

제가 두 번째 대하소설 아리랑을 쓰려고 1990년에 중국 취재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세계적 상황은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없어졌지만 중국은 건재한 상황이었습니다. 왜 그런지에 대한 의문은 저만 가진 것이 아니었고 세계의 모든 역사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들이 가진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중국을 취재하는 동안 그 해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등소평이 개혁·개방한 10년의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당시 소련은 먹을 것이 없어서 상점들이 텅텅 빈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모든 인구가 배불리 먹고 쌀이 남아서 수출을 하고 있었고 사탕이나 샴푸 등이 상점에 가득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10년 동안 준비한 결과가 이런 결과를 나타냈다면 앞으로 20년, 30년 후의 중국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세계적인 사건이라 생각하고 소설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책 ‘정글만리’에서 중국 농민이나 산업혁명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어떤 내용인가.

현재 중국이 갖고 있는 큰 문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당 혹은 관료들의 부정부패 문제가 심각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농민공을 중심으로 한 계급 격차가 심각한 것입니다. 자본주의 초기과정에서 어느 나라나 거치는 부분인데 부익부 빈익빈이 너무 극명해서 불만을 가진 국민이 너무 많습니다. 중국 시진핑 정부는 반드시 개혁할 것을 약속했는데 그 문제만 해결 된다면 중국은 앞으로 100년 동안 건재할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복지를 누리고 행복을 누리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복지 현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대한민국은 국내총생산 2만3,000불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여러 후보들이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복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국가는 국민의 요구를 듣고 시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국가는 복지를 베푸는 관점이 아닌 국민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관점이 필요하고 복지 정책과 제도를 철저히 시행해야 합니다.
복지는 소모가 아니라 생산입니다. 많은 소득을 올린 사람은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건강한 소비자가 될 수 있게 만들면 경제는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대기업은 세금을 아까워하지 않고 국가는 정당한 세금을 걷어서 국민을 위해 복지정책을 철저히 시행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한편 장애인 중에서 문학도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하면 되는가.

현재 장애인들이 만든 예술 단체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각 분야 예술인들의 멘토 100인을 선정했는데 제가 그 첫 번째 멘토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장애인이 예술을 하는 것은 자신의 개인적 장애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길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적 감동을 줄 수 있는 길입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장애를 문학적으로 또는 다른 예술로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보편성과 다양성을 확보해야 일반 대중들이 자신의 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지금 교육을 보면 사교육이 팽창해 있고 부모가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 아닌 공부만을 강압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교육의 문제를 이번 한 해 동안 취재해서 내년에 독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60년 만에 오는 청마의 해입니다. 이 세상의 삶이 조금씩은 외롭고 고달픕니다. 그 삶을 살다 보면 느닷없이 절망스러운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절망 속에서 절망을 이길 수 있는 힘은 희망입니다. 이번 한해도 새로운 마음으로 새 희망을 엮어서 행복한 삶 되시기를 축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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