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경남시각장애인 복지연합회 하동구지회 배춘국 회장

저는 어릴 적, 저는 봉사라는 것도 몰랐고 복지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직장생활만 하다 생각지 않게 장애를 입었고 또 장애인으로서 남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자, 제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결국, 물질적·인간적인 면이 모여 남을 위해 하는 일, 형편이 좀 더 나은 사람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복지라고 생각하게 됐고 지금까지 복지에 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을 어촌 마을에서 보냈습니다. 그곳은 임진왜란 시 이순신 장군이 순직하신 노령 앞바다를 끼고 있는 곳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개구쟁이처럼 살았고 참 멋있게 잘 자랐습니다.
젊었을 적, 저는 기관 엔지니어로서 배를 타고 망망대해 위를 다니면서 세계 곳곳의 항구를 누볐습니다. 그때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만약 시력을 되찾게 된다면, 지금도 바다에 나가서 해상생활을 하고 싶을 정도로 바다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눈을 잃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때 제 나이는 33살이었습니다. 배 위에서 제가 담당하는 기기를 수리하던 중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은 아직도 되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국, 지금까지 눈이 보이지 않는 채로 살고 있습니다.

사고를 당한 후 일본 모항에 들어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하선 귀국을 했습니다. 치료를 받던 6개월 동안은 어느 정도 보였지만 결국 치료에 실패하게 되고 실명하게 됐습니다. 실명하기 전에는 젊음 하나만 있으면 다 된다고 자신했습니다. 젊은 하나만큼은 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실명 후 저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실명하고 난 이후 5년이라는 세월은 참 죽지 못해 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답고 행복하게 죽을 수 있을까 나쁜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고 있었고 자식이 있었기 때문에 죽지 못했습니다. 가족은 제게 큰 힘이 됐습니다.

 
실명 후 저는 난초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사람이 그리웠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외출이 쉽지 않았습니다. 난초를 기르는 취미를 저에게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난초나 분재, 여러 식물을 수집하게 됐고 이 취미는 생업에 보탬이 됐습니다. 취미 덕분에 전국적으로 사람도 많이 날게 되고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난초를 기르는 일을 하다 2000년도에 장애인연합회 하동군 지회장으로 취임하게 됐습니다. 저는 전임 지회장님을 도와 생활을 하다 2000년도에 전임 지회장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일을 맡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다가 직책을 맞게 되고부터는 직책에 걸맞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회원을 증원하고 동료상담을 통해 회원을 도왔습니다. 처음에도 말했듯, 저는 봉사나 복지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니 복지가 무엇인지 봉사가 무엇인지 알게 됐고 희망을 품고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해 일했습니다.

다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일을 했습니다. 전체 장애인을 위해 장학금을 줄 수 있는 독지가를 찾아가 장학금을 확보하고 장애인의 자녀의 학비에 보태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하동군보소식지를 만들거나 형편이 어려운 장애아동들의 학습지원을 위해 장애아동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의 병력관계를 조사하거나 집을 수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하동군보소식지를 음성신문으로 만들어 시각장애인도 하동군보 소식을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제게 맡겨진 임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애인분들의 어려움을 함께 느끼면서 최대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했습니다.

저는 장애인들한테 항상 희망과 꿈 그리고 행복을 찾으라고 하고 싶습니다. 희망을 가지고 끈기 있게 믿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인내와 집념으로 꿋꿋이 올바르게 해 나가면 모든 게 이루어집니다. 그 꿈을 이룬 후에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서로가 다 함께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여러분 절대 희망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순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빛이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먼 훗날 저절로 행복이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저 또한 제 힘이 닿는 한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도우며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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