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정홍자 사무총장

전국에는 지방정부에서 출자해 운영하는 지방의료원 34개가 있으며, 국가 정책을 수행하는 정책 병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소외계층이나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질병 예방 및 치료를 넘어 ‘건강증진’이라는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의 의료 정책을 수행하는 곳입니다.

도심지에는 민간병원도 많이 있지만, 벽지에서는 수익구조상 민간병원이 하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에 지방의료원이 분포돼 있습니다.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는 보건복지부, 국회, 중앙정부에 정책 건의도 하고 의사소통 및 공통분모의 문제 해결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지방의료원은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하는 건강증진병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여 개 지방의료원이 가입돼 있고 14여 개의 민간병원도 가입돼 있습니다.

과거에는 병원의 역할이 질병 치료 및 예방에 국한돼 있었지만, 이제는 질병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복지는 아플 때 어디서나 치료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지방의료원으로 거듭나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 환경 개선 및 의료 인력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지방의료원이 공공사업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홍보 및 여러 가지 이유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치매관리 또는 다문화가정 무료 진료 등과 같은 공공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주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저소득층만 가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노인계층을 보면 경제적인 문제로 굉장히 힘들어하고, 정서적인 부분에서 외로움을 많이 타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공사업에서는 지역 사회복지네트워크를 활용해 질병 치료는 물론 경제적인 부분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사회복지관, 보건소, 의료원, 민간단체 등 모두가 함께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사회의 주인’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여자로서 크면서 문화나 관습에 따른 많은 제약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경제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여성단체를 결성해서 활동하기도 했고, 내 자식을 비롯한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유치원을 운영하며 인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도하고, 그러다 보니 의원직도 맡았습니다.

여자는 남자와 달리 군대 경험이 없어 공적인 부분에 대한 훈련이 잘 안 돼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여자는 작은 약속을 그날 기분에 따라 취소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자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관리도 중요하지만, 지도자는 공인인 만큼 책임감도 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아울러 끊임없이 공부해 전문적인 안목을 쌓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힘이 되는 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보통 지도자는 주변을 활용해 일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지도자는 주변을 위한 사람으로서 일해야 합니다.

의정활동은 주로 문화, 여성, 복지, 의료, 보건 쪽이었습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자, 제가 하고 싶은 일이었기도 합니다.
당시 한 여성후배가 저를 찾아와 치매에 걸린 홀시아버지를 오래 모시고 살다 보니 힘들다며 털어 놓았는데, 구구절절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러한 문제는 한 가정에 묶어놓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깨달았고, 이후 경기도 시·군에 치매노인전문병원을 설치하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성매매특별법 등 성매매 하는 여자들의 인권 실태를 알리고, 이에 대한 정책 및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하기도 했습니다.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행복하고 보람 있었으며, 꿈을 실현한 기간이라고 평가합니다.

제가 청소년일 때 아픈 가족이 많아 어려운 환경에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으로 올라갈 때 학비가 없어 학업을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할 때 학업중단청소년 및 위기청소년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가출청소년을 보호하는 쉼터 중 비인가를 인가로 바꾸고 체계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인 및 시민단체의 힘은 제도권 밖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도권 안에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안양대학교에서 사회복지 석사과정을 마치고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중학생이었을 당시 한학자이셨던 할아버지께서 ‘재산은 허망한 것이지만 배움은 삶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하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때문에 공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인지, ‘배워서 남 주자’는 철학을 갖고 남에게 올바르게 베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두 딸을 보면서 엄마로서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많이 남습니다. 엄마를 통해 세상을 넓게 바라본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기는 하지만, ‘엄마의 손’이 필요할 때 제때 돌봐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내가 지금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일까’하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딸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싶어서 인도로 함께 배낭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먹는 것부터 잠자리까지 불편한 게 많아 제가 딸에게 ‘이번 끼니는 좀 맛있는 것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둥 투정을 부렸습니다.
그런 저에게 딸이 ‘배낭여행은 사람 속으로 들어가서 진짜 문화를 느끼는 것’이라고 충고했고, 그래도 잘못 살진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2006년 지금의 새누리당에서 사학법재개정 반대집회에 참가한 적 있는데, 당시 상황을 잘 모르고 있었던 저는 이로 인해 재판을 받았습니다.
사전선거법으로 재판을 받아 의원직을 잃게 됐는데, 사전선거법으로 걸릴만한 행동은 없었다는 게 굉장히 억울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는 너무 추하고, 혼자 안에 담고 있기에는 가슴에서 불이 나서 잠이 안 왔습니다. 한겨울에 안양천을 달리며 눈물을 흘렸는데, 순간 공인이기에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픈 기억이지만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고 믿고, 그만큼 또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행복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에 성실한 태도로 정성을 다 하는 것이 겸손이자, 정직이고,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사무총장 임기 동안 지방의료원이 ‘명품의료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임직원 역량 강화 및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약자를 제도적으로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고, 예쁜 동화를 남기고 싶다는 꿈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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