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김영종 구청장

▲ 서울시 종로구 김영종 구청장.
▲ 서울시 종로구 김영종 구청장.
▶ 구정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불편한 것을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고 일했습니다. 처음에는 길을 걷는데 다칠 수 있는 날카로운 철사 줄을 자르고 다녔습니다. 그 다음에 보도블록을 걷다 보면 보도는 좁은데 한전시설물이나 전봇대, 택시정류장 등 도시기간시설 때문에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또 바닥이 고르지 않고, 바닥의 턱을 넘어서야 지나갈 수 있는 장소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래서 6개월 이상 이러한 불편함을 조사하고 다니면서 고쳤습니다.

두 번째로는 종로에 높은 곳이 많습니다. 산도 많아 올라가려고 하면 계단이 너무 높습니다. 특히 노약자가 계단을 오르려면 힘들기 때문에 중간에 계단을 하나 더 만들어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올라가다가 잠시 의자에 앉아서 쉴 수 있도록 의자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명품종로’를 ‘안전과 편리, 아름다움’이라고 정의합니다. 아름다우면 보기도 좋고, 편리하도록 만드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열정적으로 장인의식을 갖고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성심성의껏 만들어야 합니다. 주민과 함께 성심성의껏 만들다 보면, 틀림없이 ‘명품도시 종로, 사람 살기 좋은 그런 동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종로구만의 장애인복지정책
누구에게나 편리하도록, 불편한 것을 없애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기본적으로 이동이 편리하도록 길을 만드는 것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로의 거리환경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종로에는 청와대 근처에 국립맹아학교와 농학교가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구가 많습니다. 다음으로는 노인인구가 많습니다. 그래서 보행권이 반드시 확보돼야 합니다.

보도블록 깔 때, 대충 하지 않습니까? 턱 하나도 없이 꼼꼼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깊이 보니 장애학생들이 학교가 끝나면 갈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농학교 옆에 장애인복지관을 지으려고 했지만, 재정이 부족했습니다.

사회복지단체에서 함께 하자는 제의에 따라 푸르메재단과 함께 장애인복지관을 거의 다 지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령상의 문제, 여러 가지 제도상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만,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 결과 얼마든지 가능한 방법이 있었습니다.

복지관의 건축은 3,700㎡(약 1,100평)정도 되는데, 건축비가 80억~100억 원이 들어갑니다.

이 돈을 모금해 보자 해서 시민들과 의기투합해서 시작했는데,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어서 건축이 차질이 없이 완공단계에 와 있습니다. ‘민과 관’이 장애인복지관을 거버넌스를 통해 처음으로 짓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마지막 시설점검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복지관을 모금한 금액으로 지으니까 ‘싸게 짓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장애 1등급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꼼꼼하게 하고 있습니다.

복지관은 치과, 직업재활, 한방치료 등과 종합복지강당, 직업을 알선할 수 있는 심리상담소, 도서관 등으로 이뤄져 지역주민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서울에서 높은 노인인구 비율, 종로
‘종로에 노인인구가 많은데, 이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 거냐’라는 정책적인 고민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종로에 노인인구 비율에 비해 의외로 노인시설이 없습니다. 현재 노인종합복지관이 2개 있습니다만, 하나는 규모가 있는데 1,983m²(600평)이고, 다른 하나는 991m²(300평)도 안 되는 작은 공간입니다. 많은 고민이 있습니다. 노인정은 많지만, 노인정은 노인복지에 대한 영역으로 보기에 어려운 휴식공간입니다.

복지공간이 좁지만, 운영은 잘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확대할 방법으로 시설을 늘려보는 것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설 늘리는 일은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당장은 할 수 없습니다. 종로는 땅값이 워낙에 비쌉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복지관 이용자가 많습니다. 2만2,000여 명이 되는데, 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은 500~600명입니다. 이 인원도 이용하기 힘들 정도로 공간이 너무 좁습니다.

공간적인 면은 나중에 확보하더라도, 프로그램 등은 유용하게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족도도 굉장히 높습니다.

▶ 사회의 질 조사 1위, 종로구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선배들이 종로를 잘 가꾸어 놨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인프라가 없으면 사회의 질은 1등 할 수가 없습니다. 인프라는 교통이나 환경 의료시설, 많은 교육시설 등을 예전부터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2% 부족하면 항상 1등을 할 수 없습니다.

종로구가 1등 한 것에 대해 자랑한다면,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있습니다.

뭐냐 하면 도시농사를 통해 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농사짓게 만드는 것입니다. 도시에서 농사지을 곳이 어디 있겠나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종로도 찾아보니까 의외로 비어 있는 땅이 있습니다. 그냥 버려진 땅들, 서울시 땅, 개인 땅이라 하더라도 미처 손보지 못하고 놔둔 땅 등을 보면 대개 쓰레기장입니다.

그 곳의 쓰레기를 깨끗하게 치우고, 그 자리에 텃밭을 만들기 위해 복토를 하고, 흙을 일구고, 퇴비를 넣어 땅을 만들어 깨끗하게 환경을 가꿨습니다. 그렇게 텃밭을 가꾸고, 만들다 보니 사람들이 좋은 공간으로 생각하고 몰려들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농사해 얻은 수확물은 나눴습니다. 수확물로 얻은 채소를 독거노인이나 소외계층에게 나누기도 하고, 겨울이 오기 전 김장해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 주민의 참여가 아주 높아졌습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큰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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