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칼럼]

한국장애인개발원 원장에 변용찬 박사가 선임 취임했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3년의 임기가 보장되어 있죠. 3년 전 이용흥 전 원장께서는 선임되었을 때 취임도 하지 못했습니다. 장애계에서 막았죠. 고려대학교 출신의 복지부 고위 공직자였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라는 얘기였습니다.

한국농아인협회의 변승일 회장은 단식까지 하면서 취임을 저지했습니다. ‘장애감수성이 떨어진다’,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이유가 주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취임을 한 이용흥 전 원장은 3년 동안 정말 장애계를 위해 헌신해 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서는 업적을 찬사하는 송별회까지 열어주는 일을 벌였습니다.

지금은 이용흥 전 원장에 대해서 찬사를 보내는 인사들도 많은 것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복지부와 장애인계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완수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려오기 때문입니다.

신임 변용찬 원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사실상 연구원으로 연구개발에 전념해온 장애계의 몇 안 되는 인재입니다. 때문에 신임 변 원장에 대해 거는 기대는 실로 큽니다.

우선 우리나라 장애인구가 등록된 장애인구만 250만 명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4인 가족으로 해석돼 1,000만 명 넘게 장애집계 인구라는 얘기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지체장애인이 51%를 차지하고 있고 제일 많은 숫자지만, 0세에서 20세까지는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뇌성마비장애가 무려 80%를 상회한다는 분석입니다.

사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이들 전반적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교육과 심리 그리고 직업, 나아가 삶 문제 전체에 대해 연구하고 개발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장애유형에 대한 약점을 나열하는 현대식의 장애인 분석이 아니고, 그 장애가 가지고 있는 개발 가능한 장점을 찾고 연구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더구나 장애인구 중에 65세 이상 노인은 무려 38%에 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초생활수급에 탈락한 노인이 잇따라 자살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도 통계분석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 문제와 함께 장애노인은 가난과 장애,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임 변 원장 혼자 산적한 장애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발을 해나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변 원장은 장애인이지만 장애감수성은 떨어진다는 장애계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장애계와 소통하고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비장애인과 비장애인 전문가들이 귀를 기울이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가슴으로 장애계를 안고 가시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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