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게 갠 대회 세째날, 울산 종합경기장에서 200미터 경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조수현 선수 ⓒ2006 welfarenews
▲ 맑게 갠 대회 세째날, 울산 종합경기장에서 200미터 경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조수현 선수 ⓒ2006 welfarenews

밝은 햇살만큼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조수현 선수.
아직은 앳된 모습의 그가 경기를 마친 뒤 잔디위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티타늄 스포츠 의족을 착용하고 출전한 조 선수. 15일이라는 짧은 훈련기간에도 불구하고 200미터와 100미터 트랙에서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조 선수가 200미터를 주파한 기록은 32초 81. 전날 100미터 경기에서도 15초07의 기록을 보였다.

“경기 시작하기 전에 넘어지는 바람에 실력발휘를 다 못했어요. 하지만 첫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고3 때인 지난 2004년 오토바이 사고로 오른쪽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던 그.

처음엔 그저 절망스러워 매일 술로 지냈지만 올해 초 찾은 음성 꽃동네에서 선천성 장애로 부모에게 버림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밝게 자라고 있는 아이를 만나고 새롭게 삶을 살기 시작했다.
직장도 들어가고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육상도 하게 됐다.

“연세대 재활학과 배한석 교수님이 ‘연습량과 훈련을 얼마큼 하느냐에 따라 기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셨어요. 틈틈이 체력관리해서 내년에도 참가해야죠.”

일단 국내에서 최고가 된 다음에 세계대회에 도전하고 싶다고 하는 조수현 선수.

얼마 전 조 선수와 같이 절단장애인으로 스포츠 의족을 착용하고 100미터를 10초 90에 돌파한 해외 선수가 있었다.

수줍은 듯 당당함이 어려 있는 그의 눈동자에 세계무대에서 질주하는 꿈이 모락모락 자라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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