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 적용 가능한 교육 절실
교사의 질이 최우선인 교육환경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선생님”
마음과 마음, 눈빛과 눈빛의 대화
 
“헬렌, 사랑이란 태양이 나타나기 전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같은 것이란다. 구름은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지. 너도 비를 맞아 보았지? 햇볕을 쬐고 난 뒤 비가 내리면 땅위의 나무들과 꽃 풀들은 너무나 기뻐한단다. 비를 맞아야 쑥쑥 자라거든. 이제 사랑이 무엇인지 알수 있겠지?” 
-헬렌켈러 중에서-
 
말하지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장애를 딛고 일어선 헬렌켈러 곁에는 앤 멘스필드 설리반 선생이 노력이 있었다.
헬렌켈러는 암흑에서도 설리반 선생의 손바닥 글씨를 통해서 세상을 접했고, 스승의 노력과 더불어 사랑을 전달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훌륭한 제자에게는 반드시 위대한 스승이 있다.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해, 한국의 설리반인 특수교사를 만나보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해본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과 비례 *지난 3일 교육인적자원부는 총 656억원을 투입해 특수교육 여건을 대폭 개선한다고 밝혔다.
내용에 따르면 △장애유아가 배치된 일반유치원에 특수교육용 교재·교구 지원 △특수학교 직업교육용 교재·교구 지원 △특수학급이 설치된 일반학교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 지원 △특수학교 시설·설비 현대화 지원 △장애성인 야간학교 운영지원 등이다.
이처럼 특수교육에 관한 정부의 지원이 늘어가고, 제도도 다양하게 변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 대한 교사들의 노력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는게 특수교사들의 주장이다.
대부분의 특수교사들은 “요즘에 많은 학교들은 ICT(교수 학습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술이나 하드웨어) 활용을 통한 교육을 실행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교육이 아이들에게 단순히 보여주기 위주라면 실용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고 전했다.
한국경진학교 심승현 특수교사는 “며칠 전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지구의 자전에 대해서 ICT자료로 수업을 진행했더니, 흥미로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우리동네 만들기 수업시간에 직접 손으로 흙을 퍼담아 동네를 만들어 보는 등 실제로 만지고 느끼면서 하는 수업에 대해 학생들은 행복해 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특수교육의 수업방식에 대한 교사들의 제안을 모아봤다.
하나. 새로운 교육의 시도가 필요하다. 단순히 좋은 자료와 최고급 기자재로 이뤄지는 이론적인 교육보다는 지역사회내에서 물건을 구입해 보는 등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둘. 아이들에게 일괄적인 교육과 질을 제공해야 한다. 매년 바뀌는 교사와 교육제도 안에서 자칫 아이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문제는 피해야 한다.
셋. 졸업 후 진로지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 학교에서만의 이론교육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존중해야한다. 또한 충분히 학생을 관찰 후에 부모님들의 상처까지도 안을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해야 한다.
 
◆“촌지? 그런거 몰라요” *지난 3일 부패방지위원회는 지난해 5월 ‘스승의 날’을 전후로 적발된 촌지 수수사례 33건을 분석한 결과, 촌지수수교사들은 주로 오후 2시~오후 4시 사이, 20만원~30만원 정도의 현금이나 상품권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승현 특수교사는 ‘촌지’라는 단어에 낯설어 하는 표정을 짓다가, 5년 전 일화를 얘기했다.
5년 전 어느 날, 학급 내 한 아동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결국 바지에 실례를 하고 말았다. 지저분해진 아이의 몸을 씻기고, 옷도 갈아입혀서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잠시후 연세가 지긋하게 드신 할머니 한분이 학교로 찾아와 “욕봤어유~ 우리애가 못나서…”라며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만원을 손에 쥐어주시는데 끝까지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다음날 결국 1만원으로 아이들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는데 아마도 그 1만원이 특수교사생활 15년 중 처음이자 마지막 촌지가 아니었을까라고 심 교사는 말했다.
서울명수학교에 있는 윤옥현 특수교사는 “교사생활을 시작한지 2년 남짓돼 경험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주변 선생님들께도 촌지 이야기는 들은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이번 스승의 날에는 아이들이 손으로 직접 달아주는 카네이션만 받아도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받을 것 같다며 카네이션 한 송이만 받겠다는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우리반 아이들은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해요. 세상에 누가 나를 그렇게 예쁘다고 하겠어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고, 또 백설공주가 된 느낌으로 하루하루 살아요”라며 한국경진학교 염희숙 교무부장은 20년 남짓한 특수교사생활을 회상하며 빙그레 웃음짓는다. 
염 교무부장은 수업도중 한 아이가 괴성을 지르며 그치지 않아 처음엔 달래도보고 혼내도 봤다.
하지만 이내 아이의 눈에 맺친 눈물을 본 후 아이를 한번 꽉 안아주고 눈을 맞추며 ‘사랑한다’고 말하자 아이는 이내 눈물을 그쳤다고 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변하기 시작합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아이가 내 눈을 보며 환하게 웃을 때 그 짜릿함을 잊을 수 없어 평생 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나와 내 후배들에게… *“안녕하십니까?”
‘교생실습’ 명찰을 가슴에 달고 미래의 예비특수교사들이 학교안 이곳저곳을 살피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학교를 샅샅히 살피는 그들의 눈빛을 보며 현직 특수교사들은 “몇년 사이에 특수교육학과가 많이 늘었다”며 이어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염희숙 교무부장은 “사람 자체를 먼저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며 “좋은 교사는 자신 스스로가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애써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말한다.
심승현 특수교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 학생이 어떤 학생인지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생각에 그치는게 아니라 그 생각을 실천하려고 할때 진정한 특수교사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전한다.
이에 덧붙여 현직 특수교사들은 앞으로 자신에 대해 “학생들에게 함께 생활했던 1년의 기억만이 아닌 평생 따뜻한 눈을 가진 든든한 버팀목으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자신들의 각오를 내비치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열정을 다바칠 수 없고 최선을 다할수 없는 그날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살겠다는 특수교사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집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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