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머님은 이상한 말씀을 자꾸 하시더니 여기가 집이 아니라고 하신다. 우리는 평소 이상한 행동이 없던 분이 그러셔서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했던 소리 또하고 헛소리를 하신다. 아이들한테도 어디 갔느냐고 하시고 같이 밥을 먹다가도 아이들을 찾으신다.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그러신가 보다’ 생각하고, 편하게 해드리기 위해 노력했고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신경과 관심을 두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시장을 다녀와 보니 어머님이 안 계신 것이다. 이웃집 여기저기 물어보니 시장 쪽으로 가셨다고 한다. 나는 정신없이 시장을 돌아다녔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혼자서 찾아다니다 남편한테 연락했다. 남편은 놀라서 집으로 달려오고 우리 집은 비상에 걸렸다. 우리는 다시 찾기 시작했다. 평소에 상원에 가야 한다고 말씀을 많이 하셨기에 우리는 상원으로 출발했다. 상원에 도착해 나는 뚝섬 신길, 남편은 옛길 골목골목을 뒤지며 찾기 시작했다. 그 때 시각은 오후 8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어머님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에 무서운 생각은 안 들고 힘든 줄도 모르고 걸었다. 파출소에 신고하고 182에 가출신고를 하고 돌아오니 자정이었다. 남편은 다시 경찰서로, 나는 큰 병원 응급실로 전화하기 시작했다. 연락이 없었다. 어떻게 어디에 연락을 해야할 지 모르겠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 걱정도 되고... 마음이 불안해서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다시 찾아 나서기로 했다. 집에서 딸이 전화를 받고 남편과 나는 밖에서 10분 간격으로 집으로 전화를 걸며 찾아다녔다.
한참 있다가 전화를 하니 딸의 목소리가 밝았다. 파출소에 할머니가 계신다고 했다. 남편과 나는 함께 파출소로 갔고, 도착해보니 어머니가 계셨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모시고 오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건강하게 돌아오신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마웠다. 어머님은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러나 그  후로도 어머님은 여러 번 집을 나가시곤 하셨다. 지금 어머님은 나와 같이 움직이신다. 시장을 가면 같이 시장을 가시고, 공원을 가면 같이 공원을 가시고, 항상 같이 움직인다. 우리는 쌍둥이가 됐다. 손에는 팔찌, 목에는 목걸이, 옷에는 이름표를 달아 드렸다.
치매가족 여러분, 힘겨우시겠지만 참고 부모님을 모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며느님들, 건강하시고 힘내십시요!
 
<자료: 서울시치매노인종합상담센터 afcdeol@unite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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