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던지기 게임을 즐기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
더 이상 치매가 진행되지 않기만을 기대하며...
 
7일 사회복지의 날과 21일 세계치매의 날을 맞이하여 치매노인을 보호하는 영락노인복지센터(이하 센터)를 방문, 입소해 있는 치매어르신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왔다. 치매어르신들의 표정이 너무 밝고 평안해 보여 봉사하는 동안 마음이 뿌듯했다.
센터의 전 직원은 권기용 원장을 비롯, 38명. 전 직원 모두 입소해 있는 어르신을 나의 부모와 같이 생각, 24시간을 돌보고 있어 어르신들의 표정이 밝은 것이 아닐까!
센터를 방문했을 때 가장 눈에 띄게 특이했던 사항은 모든 노인의 옷에 ‘영락경로원 031-792-2155’라는 써 있는 명찰.
이유인즉슨 치매노인의 경우 배회증상이 있기에 혹시라도 센터 밖으로 나가 길을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 착용을 한다는 것이다.
기자는 배회증상이 많은 치매노인들과 링 던지기게임도 즐기고 혈액순환을 위한 발마사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잠시나마 사회복지사가 돼 그들의 역할을 체험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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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순환을 도모하기 위한 발마사지서비스를 받고 있는 치매어르신의 모습.나의 봉사활동은...
센터를 방문해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 센터 경로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보미 사회복지사와 함께 어르신들의 방을 일일이 방문, 어르신들을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하는 것에서부터 나의 봉사활동은 시작됐다.
치매노인의 경우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가 약하다. 막상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게 되면 지시에 따라 잘 이행하지만 프로그램 장소로 참여키 위해서는 프로그램보다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르신을 방에서부터 프로그램실까지 이동시키는 것에서 일은 끝나지 않는다. 치매노인의 두 번째 특성, 집중력이 약하다는 것.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흥미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에 필요한 것이 간식. 프로그램에 잘 참여할 경우 간식을 준다는 말로 일단 어르신을 집중시키고 그 다음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몸의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발마사지와 어르신들의 여가선용을 위한 치료레크리에이션(이하 TR).
발마사지를 위해서는 양말을 벗어야하는 일이 필수. 끝까지 양말을 벗지 않겠다고 하시는 한일정(77) 할머니. 갖은 아양 끝에 양말벗기기와 기계에 발담그기 성공. 
근데 한 할머니에게 신경쓰는 동안 한 쪽에 졸고 계시는 이영자(85) 할머니. 모든 일을 귀찮아하고 워낙 졸음이 많은 어르신이라 졸지 않게 유도하는 것이 이 할머니에게 있어서의 프로그램목표.
20여분의 마사지를 마치고 어르신들의 발을 닦아드리자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처자, 복 받겠네’, ‘나중에 좋은 데 갈거야’ 등의 말이었다. 고맙고 미안함을 표현하시는 것이다. *나, 잘 못하는데...
두 번째 프로그램 TR. 오늘의 종목은 링 던지기. 집중력이 약한 치매어르신에게 링 던지기게임은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다.
젊었을 때 교사와 여성상담소에서 상담원일을 했다는 박수업(90) 할머니. 첫 인상에서 교양이 출출넘친다. 언행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주 일품이다.
박 할머니는 게임을 하자고 하자, “나 정말 못하는 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말만 하신다. 그러나 이게 왠일 5개의 링 중 3개를 성공시켜 다른 어르신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할머니들의 경우, 조선시대의 사고를 가지고 있기에 우선은 빼고 보는 것이 일수.
무조건 ‘나는 못해’, ‘내가 이런 걸 어떡해 해’ 등의 말만 되풀이한다.
게임은 박순행(90) 할머니의 ‘산할아버지’노래로 마무리를 지었다.
게임 후 간식을 드리자 우선 챙기기 바쁜 김은숙(86) 할머니. 예전에는 살기가 힘들었기에 두고 두고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 방으로 가지고 가면 장 속에서 꼭꼭 숨겨놓아 섞고 벌레가 생기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오랜 설득 끝에 결국 중식으로 설득,  간식컵을 뺏을 수가 있었다.   *많이 드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치매어르신에게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특성은 식사량이 많다는 것. 그래서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 치매어르신들의 식사는 일일이 갖다드리고 옆에서 밥과 국, 반찬을 조절해서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의 식당은 갈비탕과 김치․김, 후식으로 오렌지.
오직 국만 드시는 한일정 할머니를 위해 김에다 밥도 싸 드리고 김치도 먹여드렸다. 식사보조 내내 ‘같이 먹으면 좋겠는데... 나만 먹으니까 미안하네...’라는 말만 되풀이하신다. 정신은 비록 병이 들어 아프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따뜻한 치매어르신들.
식사하면 기억나는 또 한 명의 어르신. 바로 김은숙(86) 할머니다. 숟가락에 대한 집착, 편집증이 강하기에 항상 식사시에는 예의 주시해서 살펴야 한다. 침대시트를 체인지 할 때 무더기로 나오는 숟가락들. 다 그동안 할머니가 하루 3끼에 챙긴(?)것들이다. 주머니에 넣고 절대 주머니를 살피지 못하게 하고 더군다나 신경질까지 부려 오히려 사회복지사들을 난감하게 만드는 주인공이다. 그러나 따뜻한 말로 사회복지사들이 힘들 때 위로하기에 결코 미워할 수 없는 할머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식사도 많이 하시고 재활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증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만을... *■자원봉사를 끝내고...
사회복지사들, 대단해요!
어르신들과 잠깐 몇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도 나는 너무 지치고 힘이 들었다.
근데 센터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은 힘들다는 내색하나 없이 항상 밝은 미소로 어르신들을 대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이 들뿐이다. 건강한 어르신과 일과를 같이 보내는 것도 얼마나 힘든 일인데 치매어르신과 보낸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자원봉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사무실에 10여분 있는 동안에도 수도 없이 들어왔다 나갔다하시는 치매어르신들.
사회복지사들은 이들의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주고 설득을 시켜 다시 방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치매어르신들이 이해하고 갔다고 해서 재차 방문을 안 하는 것은 아닌 법. 방금 전에 한 일도 금방 잊어버리는 것이 치매의 특성.
하루에도 열두 번을 사무실에 들락날락 하시는 어르신들. 그 대표적인 케이스 김지수(85) 할머니. 주민등록증과 고무신에 집착이 많은 김 할머니는 사회복지사들의 인내를 한계에 부딪히게 한는 대표적 클라이언트다. 그러나 전혀 귀찮아하거나 신경질내지 않는 사회복지사들의 인내심에 박수를 보낸다. ‘사회복지사들 대단해요!’
연고자들이 없는 어르신들이기에 때로는 딸로 며느리로, 또 때로는 아들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사회복지사들. 그들의 고민을 들으며 함께 울고 웃는 그들이 있기에 어르신들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영락노인복지센터는... ****▲영락노인복지센터의 입구모습.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해 있는 영락노인복지센터(원장 권기용. 이하 센터)는 만 65세 이상의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어르신을 무료로 보호하는 곳이다. 센터는 경로원과 요양원, 가정봉사원파견센터 등 3가지로 크게 분류해 어르신들을 건강을 돌보고 있다.
센터에서 특화할 만한 사업은 어르신들의 임종 후에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추모예배.
고인의 장례식 직후 뿐 아니라 설과 추석과 같은 명절에 추모예배를 드리는 것이 센터의 특성이다. 
이 사업이 센터에서 제공되는 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경로원의 경우 여가선용을 위한 취미활동 및 교양교육, 촉탁의 진료 등과 같은 의료재활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경로원에서 생활하다가 신체적으로 허약해져 24시간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경우 양로원으로 장소를 변경, 서비스를 받게 된다. 요양원에서는 와상환자 특별간호와 호스피스 간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에서 실시되는 마지막 사은 가정봉사원파견사업. 이 사업은 가사지원 및 말벗서비스 등의 서비스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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